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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사랑한 새장


<새를 사랑한 새장>어린이 그림책인데,왠지 어른 그림책 같은 느낌은 나 뿐일까?그림책 속 새 는 아이 를, 새장 은 엄마 혹은 부모라고 느끼는 건 나 뿐인가?그러니까.. 시작은 하얗게 눈 덮인 넓은 초원에덩그라니 나무에 매달린 새장에서 부터다.겨울에 읽었다면 오돌오돌보기만 해도 추워보였을 거다.덜커덕 덜커덕.춥고 외로워 보이는 새장..우연히 새장에 홍방울새 한 마리가 날아들어와 하룻밤 자고 간단다."제게 마법의 힘을 빌려주세요.이 새를 위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요.""그렇게 하지, 하지만 저 새가 너를 떠나면 마법의 힘은 한순간에 사라진단다."홍방울새를 위해 새장은 온갖 정성을 다한다.아침 햇살,폭신한 깃털 이불,장미꽃 잎 목욕물,맛있는 벌레 요리.정성도 그런 정성이 없다!하지만 갇혀 있어야 했다.홍방울새는 새인데...날아야 하는데.....온갖 정성으로 돌봄을 받지만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더니병이 나, 움직일 수 없기에 이르렀다."자, 얼른 나와. 그 안에 있으면 넌 병들어 죽어.""가지마, 홍방울새야, 가지마!"까마귀가 자물쇠를 부숴주었지만, 홍방울새는 차마 떠나지 못했다.친구가 죽어도 좋냐며 새장에게 소리치는 까마귀의 깍깍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무엇이든 다 해줄테니 떠나지만 말아달라는 새장.부모의 품 안에서만 곱게 큰 자식은 안전하게 무럭무럭 자랄 것 같지만,내면이 병들어 시름시름 앓고 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새야, 이제 여길 떠나가."날아갈 힘도 없다는 홍방울새는 순간 날개가 저절로 활짝 펴졌다,나무 위를 몇 번이고 맴돌다 먼 곳으로 날아갔다는 대목이짠하다.언젠가는 부모 곁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로 나아가야 할 아이다.아이가 날개를 활짝 펴서 날아갈 수 있도록부모는 걱정이랑 붙들어 매고 아이를 격려해줘야한다.아이가 떠난 그 빈자리가 춥고 외로울 수 있겠지만,다시 돌아올거다.그때 다시 포근하게 안아주면 그 뿐이다.."새장은 다시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났어요. 황금빛 새장은 잠든 새를 위하여가만가만 새장을 흔들며 자장가를 불러 주었죠.하지만 새장 문은 활짝 열어두었지요.언제라도 홍방울새가 훨훨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그림책 다시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한다.최근에 아이가 몇일 엄마 곁을 떠나 있다 다시 만나 그런가?처음 <새를 사랑한 새장>을 볼 때는 그러게 품 안에만 껴서 지내서 좋을 것 없어. 자고로 어느 정도 크면 떠나 보낼 준비를 해야지! 라고 쉽게(?) 생각했다.떨어져 있으면 내 생활을 드디어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걱정이랑 붙들어 맬꺼야 했다.그런데 처음으로 아이만 부모 곁에서 동떨어져 몇일 내보내 보니, 생각한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였다..다시 아이가 내 품에 돌아올 때는 마지막 새장이 느끼는 감정을 비스므리하게 느낄 수 있었다.^_^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줘서 참 고마웠다.기특했다.용감해보였다.부쩍 큰 듯 싶었다.훨씬 마음이 건강하고 씩씩해졌기를~*
새를 사랑한 새장 은 단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담아낸 이은영 작가의 그림과 동화작가 이경혜의 시적인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자작나무 가지에 매달린 새장, 어디선가 날아온 조그마한 홍방울새. 그들이 만나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를 사랑한 새장’이라고 한다면 흔히 새를 가두고 있는 새장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새장과 새의 조합인데, 어라? 사랑이라니. 새장은 새를 가두는 곳일 텐데? 새장은 우리에게 ‘새를 넣어 기르는 장’이라는 사전적 정의와 다르게, ‘새를 가두는 장’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렇기에 새장과 살아가는 새는 아무래도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그림책에서는 그러한 관점을 조용히 깨트린다.

이 책은 홍방울새와 새장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한다면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 사랑하니까 마땅히 가두지 않게 되는 마음을 전한다. 사랑 혹은 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것이 옳고 그른지 독자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척 성숙하다. ‘사랑은 어렵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사랑에 대한 말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마음 자체로 이미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