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과 관련된 학교 공부를 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념과 철학 공부를 빼놓을 수가 없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좋아서 가끔씩 읽어보고, 덮는 책들이 바로 철학 서적이었고, 뭔 말인지 몰라도 그냥 쉽게 읽어보던 책이 이념서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부라는 시각으로 책을 보다 보니,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고, 괜히 짜증부터 나버렸다. 억지로 책을 읽는 성격이 아닌데... 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오래간만이었다. 철학 서적만으로도 힘든데, 학교에서는 철학과 실험이 가미된, 심리학 도서를 읽으라 하니, 아프지도 않은 배가 괜히 심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도 그런 이유에서 억지로 읽은 책이었다... 하지만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금하는 좋은 책이 분명하다.고등학교 수업 때, 혹은 TV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책에서든지 스키너 라는 학자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일법한 스키너 는 사실 책의 서두 부분에서 각종 심리학 실험을 유도하는 발단으로 제시되어 있을 분 그의 실험을 설명하지 않았다. 그가 딸아이를 상자 속에서 2년간 가두고 실험했다는 실험은.. 도대체 어떤 실험을 하려던 것이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책에 나오는 실험 중에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잔혹한, 혹은 유익한-실험을 하는데, 아마도 스키너의 상자는 실험을 통한 더 넓은 심리학의 이해(利害) 관계를 보여주거나, 아니면 임상실험이 갖게 되는 잔혹함을 알게 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작가 로렌 슬레이터가 스키너의 상자 를 통해 이 두 가지를 모두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 소름 끼치는 실험이 많아서, 실은 이 책의 유익함보다는 무서움에 대한 거부가 많았다. 아무리 유익하고 인간에게 새로운 패러다임과 교육적인 영향이 크더라도, 실험하는 과정-원숭이들에게 부모를 떼어낸다던가, 머리에 구멍을 뚫어 해마를 빼버린다던가, 가짜 기억력을 주입시켜 범죄를 형성시키던가-은 다른 독자들에게 어떻게 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그들이 과연 제정신이었을까 싶은 정도였다. 인간의 심리조차 해부하려 들고, 자신의 실험에 대해 너무나 깊이 빠진 나머지 우울증에 빠진 학자도 있는데, 인간의 심리라는 영역이 개개인별로 차이도 있겠지만, 실험적인 상황 외에도 얼마든지 강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지 않던가. 차에 치이기 전에 사람을 구해내는 소심한 사람, 자신의 목숨이 소중한 걸 알면서도 기꺼이 몸을 바치는 사람, 사랑하기 때문에 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도 때론 과감하게 행동하는 사람까지. 사람의 심리라는 변수는 너무나도 무궁무진하다.물론 뉴욕에서 벌어진 엽기 강도 사건 (38명의 주민들이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도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무도 그 강도를 끌어내고 여자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점은 충격적이고 인간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하지만, 그 사건 하나만으로 또 이후 실험했던 일만으로 표본을 삼기에는 66억 인구를 대표하긴 어렵다. 나는 살아가면서 많은 적극적인 사람을 만났고, 서로를 돕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사람이, 어려운 상황을 외며 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자원봉사 현장이나, 복지관 외에도 지하철에서 사소하게나마 자리를 양보하고, 하차 버튼을 눌러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말이다.미래 그램의 경우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수백 명의 지워 자들을 모아 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정도로 강한 전기 충격을 가하라고 명령하고, 65%의 사람들이 사람을 죽일 정도의 충격을 가한 실험)을 하고 회의에 빠져 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했다지만, 지나치게 논리적인 비약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나머지 35%의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훌륭한 세상을 만들 수가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방향을 알고 있는 한, 이 35%의 사람들의 영향을 받고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로의 원숭이 실험(금속 재질의 가짜 어미보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를 더 선호 하는 어린 원숭이 실험)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원숭이가 애초의 어미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단순히 부드러움 에만 집착을 보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협소한 우리에서 어미 없이 외로워하는 원숭이에게 딱딱하고 차가운 쇠보다는 당연히 부드러운 털들이 그리워질 테니 말이다. 아니 이 실험은 애초에 문제가 많다. 사랑 이란 명분으로 실험을 했다는 것도, 원숭이를 인간과 동일시했다는 점도, 논란이 많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에 있는 모든 실험들이 잘못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분명히 인간의 행동과 사회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정신건강이란 분야에서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심리학은 개인 의 일부가 아니다. 모든 환경에 일부분들을 모아서 유기적인 연결고리들을 갖추고 있는 것이 심리학 일 테니 말이다. 책이 유쾌하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심리의 다양한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한 학자들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실험은 실험이다. 모든 사람들을 실험의 결과로만 읽어지면 안 될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춘 것이 사람인만큼 개인의 차이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와 같이 인간 심리와 본성에 관한 가설과 이론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20세기 천재적인 심리학자와 정신 의학자들의 위대한 심리실험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10가지 실험을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어떤 현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은 보상과 처벌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스키너의 행동주의가 습관에 의해 움직이는 쥐들의 신경적 상관물을 연구하는 오늘날의 신경생리학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의 식이다.
저자는 실험자와의 인터뷰와 개인적인 체험이 살아있는 생생한 서술 방식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실험의 탄생 배경과 맥락, 함축적 의미까지를 소개하고 있다.
머리말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
5. 마음 잠재우는 법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 들어가기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8.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
9. 기억력 주식회사
10. 드릴로 뇌를 뚫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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