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생의 생활상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글 초반에는 이질감이 많이 느껴졌다. 최근 한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상도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을 때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미국 여자 고등학생, 그 중에서 소위 일진 그룹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과연 내가 끝까지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주었다.
샘의 7번째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샘이 점점 타락하다가 다시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를 거치는 데, 샘이 전환되는 시점부터는 샘이 차츰 이해가 갔다. 차를 몰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섹스를 이야기 해도 아직 아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소한 것에 자부심과 우월감을 느끼고 친구라는 사회에 보다 큰 의미를
느끼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아직 감성이 여리고 돌처럼 냉정한 어른이 아니라는 것을…
이러한 철없는 일진인 샘이 7번의 죽음을 겪으면서 점점 세상의 다른
중요한 면을 깨닫게 된다. 가족의
사랑과 남의 아픔과 사소한 하루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사랑의 감정에 한번씩 흔들려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중하는 샘의 모습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와 같은
젊은 사랑의 열정이 느껴지고 결국엔 자기희생의 종말을 맞이한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러 가야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새로 사랑을 느낀 남자에게서 쉽게 자리를 못 뜨는 모습에서 철없는 사랑이라는 느낌을 가졌는데, 사실 샘은 종말을 이미 예감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다시는 느낄 수 없을 지 모르는 그 사랑의 감정의 끈을 놓아버리고
그 자리를 뜨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결말은
사실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천녀유혼에서처럼 곧 사라지고 영원히 이별하게 될 시간을 예감했을
샘의 애틋함, 거의 평생을 사랑해 온 샘에게 고백을 받고 온 세상을 다 가졌다가 바로 곧 영원한
이별을 할 켄트, 가장 친한 친구를 왕따시키던 급우 때문에 잃어버린 친구들, 자기가 증오했던 샘의 희생으로 살아난 줄리엣…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 샘의 세상을 보는 관점에서 다시 한번 주변의 사소한 행복들을 돌아본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한 타임루프 판타지
[7번째 내가 죽던 날] 원작 소설
딱 하루만 살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뭘 하고 싶니? 누구와 함께할 거야?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과는 다르게 살아갈 텐데.
하지만 이미 나는 죽었다. 오늘은 일곱 번째로 내가 죽는 날.
사만사 킹스턴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누구나 부러워 할 삶. 매력적인 외모에 멋진 남자친구, 그리고 꼭 자기처럼 잘나가는 친구들까지, 인생은 그녀에게 그렇게 아름답고 또 쉬웠다. 뭐든 남보다 먼저 고를 수 있고, 타인에게 잔인하게 굴어도 용납되는 인기인의 특권을 한껏 누리며.
하지만 어느 평범한 날, 파티에서 돌아오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생의 마지막 날을 반복해 살고 또 살아야 하는 기묘한 저주. 일곱 번의 저주 혹은 기회를 되풀이하며 서서히 비밀의 실마리가 드러나고, 사만사는 마침내 결심한다. 모든 것을 바로잡겠어.
명문 시카고대와 뉴욕대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하고 예술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으로, 젊은 예술가다운 파워풀한 매력으로 무장한 로렌 올리버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작가다. 그녀의 데뷔작인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스릴과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저력을 입증했다.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