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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위해서


사할린 원주민과 제국의 위안부와의 관계는 동질성이 강하다. 공통의 희생자는 피지배층인 일본제국의 백성이었던 일본인과 조선인이었다. 제국의 위안부는 일본군을 가해자로 설정하고, 사할린 원주민은 러시아군이 가해자다. (1945.8.15)종전일이 지나고 사할린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합이 지배하면서 일본영토였던 땅이 강제로 소련에 넘어갔고, 70년 가까이 러시아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다.위안부는 일본제국의 국민으로서 동지의식이 있었고,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말한다.
2014년 6월 16일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위안부 할머니 아홉 분의 이름으로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혐의 관련 세 건의 고소가 제기된 지 정확히 3년째 되는 날 내는 번역서이다.

제국의 위안부 사태 3년, 이 사태가 도대체 무엇인지, 제국의 위안부는 무엇을 묻고자 한 책인지, 우리 사회는 이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정면에서 묻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첨예한 대립과 분열, 갈등이 벌어지고,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도 나서서 소송을 취하시키려는 사람도 없고 법정싸움에 관한 피상적인 관심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금은 애당초 제국의 위안부와 제국 의 위안부 가 무엇이었는지조차 생각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 발생 이후 4반세기 만에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합의 까지 나온 현 시점이야말로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닐까.

대화를 위해서는 그런 필연적 요구를 실천한 책이다. 한국에서 먼저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2013)에 대한 본격적인 고찰이 일본(일본어판은 2014)에서 먼저 나왔다는 것도 또하나의 물음 으로 다가온다.



머리말

제1부 역사인식의 탈국민화를 향하여
  국민적 가치로부터 보편적 가치의 독립과 재융합의 길/ 아사노 도요미
  외교관으로 눈으로 읽는 제국의 위안부/ 도고 가즈히코
  위안부를 둘러싼 역사 연구의 심화를 위하여/ 도노무라 마사루
  왜 ‘수’를 묻는가/ 나카야마 다이쇼

제2부 문학으로 보는 전쟁과 섹슈얼리티
  더 큰 조감도를 바탕으로박유하를 변호한다/ 요모타 이누히코
  한국문학에서 본 위안부상, 그 기록의 형성/ 구마키 쓰토무
  국가와 성 문학으로 제국의 위안부를 읽다/ 나카가와 시게미
  전시 성폭력과 미소지니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을 읽다/ 니시 마사히코

제3부 페미니즘의 발판을 응시한다
  ‘제국의 위안부’와 ‘제국의 어머니’/ 가노 미키요
  가라유키상과 제국의 위안부/ 후지이 사다카즈
  조선인 ‘위안부’를 둘러싼 지배권력구조/ 구마가이 나오코
  제국의 위안부의 탈식민지주의/ 우에노 지즈코

제4부 동아시아의 미래를 생각한다
  타산지석타이완에서 제국의 위안부 문제를 생각한다/ 아마에 요시히사
  위안부 문제에서 인간과 역사/ 오구라 기조
  저항과 절망주체 없는 주체를 향하여/ 김철

옮기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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